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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국립대, 무전공 선발 늘리고 진로탐색 강화… 융합 인재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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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02.26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35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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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올해 신입생 10명 중 8명은 ‘무전공(전공 자율 선택제)’ 전형 합격자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전북대에선 무전공 선발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2025학년도에는 전체 모집인원 4054명 중 3080명(86.6%)을 무전공으로 선발했다. 무전공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2학년으로 올라갈 때 대학 내 모든 전공 혹은 계열이나 학부 내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학과 장벽을 허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학과별로 입학정원이 있을 때와 달리 학생 선택에 따라 정원이 달라지면 학과의 존폐가 위태로우니 교수들의 반발도 컸다. 하지만 전북대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살아갈 인재를 기르려면 학생들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택할 수 있도록 전공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과감하게 변화했다.

이처럼 국립대는 학생 개개인 맞춤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많던 시절에는 학생들이 특정 학과에 들어와 정해진 커리큘럼대로 강의를 듣고 졸업했다. 하지만 이제는 학생이 자유롭게 자신에게 맞는 전공이 무엇인지 탐색한 뒤 학과를 선택하고 다른 연계 혹은 융합 전공도 여러 개 이수할 수 있다. 학생의 전공 선택과 진로를 지원하기 위해 대학이 해야 할 일은 늘어나지만 국립대는 기꺼이 발전하는 중이다.

 

이러한 국립대의 혁신은 교육부의 ‘국립대학 육성 사업’ 덕분이다. 교육부는 국립대가 국가 균형 발전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난해 5722억 원을 37개 국립대에 투자했다. 올해는 특히 각 국립대에서 무전공 제도가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 학과 장벽 허물고 학사 체계 바꿔

전북대는 학사 지원 시스템도 전부 개편하고 있다. 무전공으로 입학한 학생이 많은 만큼 이들이 1년간 여러 전공과목을 맛보며 진로를 고민하고, 소속감이 없다는 이유로 방황하지 않으려면 다양한 강의와 상담 프로그램도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전북대는 지난해 진로설계지원센터를 만들고 학생들의 진로 상담, 전공 설계, 경력 관리, 심리 안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전북대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대학 생활 적응 검사를 실시해 위험 요소를 조기 발견하고 지원할 방침이다. 또 평생지도교수제를 운영해 학생들이 꾸준하게 진로와 취업 고민을 상담하게 한다. 전북대는 교수가 학생들의 최신 경향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학생 지도 역량 강화 워크숍도 실시했다.

100억 원 가까이 투자해 이달 중 구축되는 ‘인공지능(AI) 프렌즈’를 통한 진로 멘토링도 주목할 만하다. AI 프렌즈는 졸업생의 취업과 수업 이수 현황 등의 빅데이터를 토대로 만든 교육지원 시스템이다. 무전공으로 입학한 학생은 학과 선배가 없어 막막할 수 있는데 AI에게 물어보면 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 가고 싶으면 어떤 과목 듣는 게 유리해?’라고 검색하면 삼성전자에 취업한 졸업생의 과목 수강 현황과 비교과 프로그램 등을 안내해 준다.

경북대도 202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25.4%(961명)를 무전공으로 선발했다. 기초학문 학과를 보호하기 위해 적정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첨단기술융합대학은 융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50명 정원을 모두 무전공으로 뽑았다. 경북대는 오래전부터 자율전공부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도울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는데 올해는 더 강화할 예정이다.

경북대는 무전공으로 입학한 학생들에게 3, 9월에 학과 선호도를 조사해 학생 수요에 기반한 전공 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미래 직업 트렌드를 강의하고, 졸업생 선배들과 여러 차례 만남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습이나 외부 활동에 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경북대 관계자는 “무전공 선발 비율을 늘린 것은 국립대로서 지역사회와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학생 중심의 교육 체계를 갖춰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 학생 전공 탐색 도와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진로를 알아볼 수 있게 혁신적인 교과목을 운영하는 국립대도 있다. 지난해부터 ‘개신프론티어’ 교과를 도입한 충북대가 대표적이다. 새로운 것을 열고 개척한다는 뜻의 개신프론티어 교과는 학생 스스로 도전과제를 설계해 한 학기 동안 활동하고 학점을 인정받는 제도다. 해당 교과 이수를 원하는 학생은 다음 학기 수강 신청 전에 신청서와 계획서를 제출해 선발돼야 한다. 신청서를 낼 때 한 학기 동안 도전 활동을 도와줄 지도교수도 학생이 섭외해야 한다. 충북대는 학점당 장려금도 지급한다.

한 학기 동안 거의 매주 활동일지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끝나면 성과 발표회를 통해 활동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강의실에 앉아 교수의 강의를 들을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다. 충북대 관계자는 “자신의 전공과 진로에 맞춰 도전과제를 설정해 수행하는 경험이 진로 탐색과 설계에 큰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처음 개설됐던 지난해 1학기 수강 신청 인원은 52명이었지만 올해 1학기에는 175명으로 늘었다.

학생들 성과도 좋다. 경영학부와 소비자학과 학생 3명으로 구성됐던 한 팀은 의류 창업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 유통, 마케팅 전 영역을 도전해 보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이 팀은 디자인 상표권을 등록한 뒤 자체 로고를 프린팅한 의류 제품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했고, 일부를 충북대 발전기금재단에 기부했다. 정보통신공학부 학생은 개신프론티어 교과를 통해 교내외 경진대회에서 3건을 수상하고 논문 투고와 특허 출원은 물론이고 관련 자격증 2개를 취득했다.

강원대는 신입생이 소속감을 높이고 대학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새내기 진로탐색 프로그램 ‘각양각색’을 운영한다. 지난해는 3, 4월에 학과나 단과대, 동아리에 지원금과 장학금을 주고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했다. 이에 따라 각 학과는 체육 행사, 멘토링, 캠퍼스 투어 등을 신입생에게 실시했고 총동아리연합회와 총학생회는 동아리 홍보와 영화제 등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다. 각양각색 프로그램이 대학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학생이 88.5%,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선배·교수와 친밀감이 형성됐다는 학생은 85.9%였다. 한 신입생은 “전공이나 학과에 대한 흥미가 생겼고 학교 생활에도 좀 더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강원대 관계자는 “신입생이 선배나 교수와 친목을 형성하고 학사 일정이나 전공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져 학교 적응과 학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