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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버들이 드리운 마을’ 垂楊介(수양개)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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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12.05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53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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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박물관이 최근 중원지역 철기시대 생활상을 담은 ‘버들이 드리운 마을’ 垂楊介(수양개)특별전으로 고고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양개 유적은 현재 충주댐 수몰지역으로 구석기에 해당하는 유물이 상당량 출토되어 우리나라 선사문화와 동아시아 선사문화의 교류를 밝히는 좋은 사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구석기가 아닌 철기시대 마을 유적에 집중한다. 수양개에서 나온 철기시대 주거지는 중원지역 철기시대 생활상을 살핌에 있어서 매우 귀중한 자료다.


특별전에서 선보이는 유물은 그간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수양개 철기시대 집터 출토 토기와 철기 등 다양한 유물들이다. 1980년 지표조사를 통해 발굴된 단양 수양개 유적은 1983년에서 1985년까지 실시된 충주댐 수몰지구 발굴조사를 통해 알려지게 됐다. 당시 조사는 구석기문화층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이를 수양개 1지구로 명명했다. 수양개 1지구 유적에서는 교과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슴베찌르개를 비롯해 좀돌날몸돌‧좀돌날‧밀개‧긁개‧주먹도끼 등 수많은 유물들이 출토됐다. 이들 유물을 통해 수양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후기 구석기시대 유적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슴베찌르개’를 품었던 사람들


이번에 전시하는 단양 수양개 2지구 유적은 1994년 지표조사 중 발견된 곳으로, 각종 토기류와 석기 등이 출토됐다. 이곳은 당시 1지구와는 다른 성격의 유적지임이 밝혀졌다. 이에 1995년부터 이듬해까지 3차례에 걸쳐 발굴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철기시대(원삼국시대)의 마을 유적임이 밝혀졌다.


유적 발굴에 참여한 연구자들에 의하면 이곳의 주거지들은 높은 밀집도를 보인다. 게다가 모두가 불에 탄 집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나아가 집의 구조를 이루는 기둥‧판자‧서까래‧갈대‧불먹은 흙덩이 등이 잘 남아 있어 당시 집의 구조를 복원하는 일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토기와 석기, 철기 유물이 출토됐다. 특히 토기 내부 및 바닥에 있던 흙을 체질하여 쌀‧보리‧밀‧조콩 등이 있음을 확인했다. 많은 양의 낟알과 집돼지뼈 등을 확인해 당시 식생활과 관련된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


단양 수양개 2지구는 1지구의 남서쪽 약 500m 지점에 위치한다. 이곳에서는 집터 26기, 불땐자리 4기를 확인됐다. 이들 유적에서 가장 돋보이는 출토물은 토기들이다. 소위 ‘중도식 토기’라고 불리는 경질 무문토기가 대량 출토됐다. 무분토기는 강원도 춘천의 중도 주거지유적 출토 토기를 표지로 하는 중부지역의 초기철기 또는 원삼국시대의 토기를 일컫는다.


이 토기는 기존 청동기시대의 기술 전통에 새로운 고화도 소성기술이 가미돼 소성도가 높다는 특징이다. 대부분의 토기는 무늬가 없는 무문양이지만 타날문이 일부 나타난다. 또한 삼국시대에 주로 나타나는 회청색 경질토기도 일부 나타나고 있어 시대별 토기변화 양상을 살필 수가 있다.


수양개 옛 사람 ‘삶을 엿보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양개 마을에서 찾은 곡물도 함께 전시를 하고 있다. 먹거리는 인류의 중요한 기본 생활 수단 중 하나다. 따라서 삶의 터전에서 출토된 낟알들은 당시 사람들의 생활 환경과 식생활을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수양개 마을에서는 많은 종의 곡물이 출토되었는데 쌀(19립)‧보리‧(119립)‧밀(6681립)‧팥(61립) ‧녹두(216립)‧콩(9립)과 많은 양의 조, 그리고 복숭아씨 등의 열매류도 포함됐다. 단양지역은 여러 산맥으로 둘러쌓인 산간지방이기에 벼 등의 논농사보다는 밀‧조‧보리‧콩 등의 밭농사가 주종을 이뤘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분석한다.


이 지역이 대체로 서늘한 기후였기 때문에 추위에 강한 밀이 다른 곡물보다 많이 재배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곡물 외에도 낚시바늘, 창, 화살촉 등의 어로도구와 수렵도가 다수 출토된 것을 보아 곡물재배 외에 주위 환경을 먹거리 공간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한다.


김범철 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수양개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드리게 되었다”며 “마을은 버드나무가 드리운 아름다운 마을로, 당시 수양개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꾸준한 연구로 옛 선조의 삶을 되찾고자 한다”면서 이번 특별전의 의미를 되새겼다.


박물관의 이소영 학예연구사는 이번 특별전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업사이클링 토기만들기’를 진행한다고 소개한다. 학술적 접근의 전시를 놀이의 교육과정으로 연결하는 박물관의 세심한 노력이 돋보인다. 프로그램은 교직원과 학생이라면 참여가 가능하다. 이 시간에는 전시와 관련한 해설 듣기와 함께 발포세라믹을 이용한 토기화분 만들기가 이뤄진다.


충북대박물관은 앞서 지역거점대학으로의 역할을 자부하며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과 더불어 지역민들에게 문화복지 기회를 제공해 왔다. 이번 특별전은 그 연장선이자 국립대학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지역민에게 성큼 다가서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원지역 철기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증이 생긴다면 ‘버들이 드리운’ 수양개 유적을 조명하는 전시장으로 걸음을 옮겨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충북대박물관에서 열린다.


출처 : 충청리뷰(https://www.ccreview.co.kr)